"빚내서 버틴다"…자영업대출 최대폭 증가
Date. 2019.09.16조회. 1,153

"빚내서 버틴다"…자영업대출 최대폭 증가

韓銀 2분기 산업별 대출현황

도소매·숙박음식점 7.8조원↑
신설법인도 6342개로 급증

제2금융 대출 증가율도 비상
전년동기 대비 17% 치솟아

"중장년층 생계형 창업 늘고
자영업자는 운영자금 대출"

  • 김연주 기자


자영업자를 비롯해 소상공인이 몰려 있는 도소매·숙박음식점업의 지난 2분기 대출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. 시설자금보다 인건비 등 운전자금 용도 대출이 많고, 이자율이 높은 2금융권 대출이 빠르게 느는 등 대출의 질은 악화했다.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경기 불황의 한 단면이라고 말한다. 고용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실업자들은 자영업으로 내몰리고, 소비는 늘지 않은 채 경쟁만 치열해지자 기존 업자들이 대출을 늘려 `버티기`에 들어가면서 대출금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.

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`2019년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`에 따르면 2분기 말 전체 서비스업 대출금이 16조2000억원 증가했는데, 그중 도소매·숙박음식점업에서 전 분기 대비 7조80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.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1분기 이후 최대 폭이다.

이혜영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과장은 "도소매·숙박음식점업의 신설법인이 늘어 대출이 증가했다"고 배경을 설명했다. 이들 업종의 신설법인 수는 2분기 중 6342개(중소벤처기업부 집계)로 전 분기(5980개) 대비 대폭 늘었다. 사업자 수(국세청 집계)도 3월 말 238만명에서 5월 말 240만명으로 증가했다.

전문가들은 신규 사업자와 대출금이 동시에 증가한 건 최근 좋지 않은 고용 사정을 반영한다고 봤다. 퇴직 후 재취직이 안 되는 장년층과 최악 실업률을 경험하고 있는 청년들이 자영업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.